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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정보] 국토균형발전 허상과 대책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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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조선은 균형발전의 허상을 지적하고 있다. 그 내용을 추려서 정리해 본다.

문재인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강조한다. 예산만 총 50조 원으로 4대강 사업(22조원)의 두 배가 넘는다. 낡은 주거 환경을 개선해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의도다. 일본의 도라노몬 힐스의 도시재생 사례와 비교하며 정부의 도시재생이 도시의 경제 기반 강화보다 낙후 지역 활성화를 지나치게 선호하고 있다. 소규모 개발 형태가 대부분이라 민간기업이 참여할 여지가 없다. 사업 시행 후 3년이 지난 지금 벽화만 그리는 방식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만 양산했다. 도시재생 뉴딜 방식은 사라지는 도시를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물리적인 노후화 개선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방 도시 소멸 문제는 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화, 양질의 일자리 문제 등이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이코노미 조선은 균형발전에 대한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소멸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도시는 압축도시가 해결책이다. 몇 개의 도시를 묶어 연계 중추도시권을 만들고 권역의 중심도시를 설정해 이곳에 행정·의료·교육·쇼핑 등의 인프라를 압축해야 한다. 생활권을 압축하다 보니 인근 도시에서 중심도시로 이동하기 쉽게 대중교통도 정비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서 중심도시의 인구 밀도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기업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국토 균형발전에 함몰돼 모든 도시를 살리려고 하다간 공멸(共滅)할지도 모른다.

 

자료: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6&page=4&t_num=13609278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0&t_num=13609245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0&t_num=13609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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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사례

 

포항시는 철강 경기가 안 좋아진 지 10년이 넘었다. 포스코 협력 업체들도 무너지면서 실업자도 많아졌다. 북구 대흥동 실개천거리는 과거 젊음의 거리로 불리던 핫플레이스였다. 하지만 다니는 사람이 적어 활기가 없다. 비어있는 점포가 즐비하다. 남구 호동 포항철강산업단지도 350개 공장 가운데 10% 정도가 이미 휴·폐업을 했다. 포항 경제를 지탱하는 포스코의 20201분기 영업이익은 70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4976억원)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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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시 사례

 

전남 광양시의 광양 시청이 자리 잡은 중심지도 통행인이 별로 없다. 낮은 건물들이 있는 동네에 40‘e편한세상아파트 두 동이 서 있다. 준공한 지 꽤 되었는데 아직 입주도 다 되지 않았다. 광양제철소가 코로나19 이후 일부 휴업을 반복하면서 식당 매출도 뚝 떨어졌다. 포스코 협력 업체도 최근 매출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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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5만 명 남짓한 광양시의 주 일자리는 국가산업단지에서 나온다. 이 단지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건설에 따른 연관 산업 유치를 위해 19892월 준공됐다. 이후 광양시는 공업 도시로 승승장구했으나 최근 상황은 좋지 않다. 20204월 말 현재 178개 기업이 입주한 산업단지(이하 산단) 가동률은 87.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산단 전체 고용 규모는 11821명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광양시 인구도 201816만 명을 찍은 이후 15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광양시는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으나 역부족이다. 중대형 브랜드 아파트 등 정주 기반 확충, 안심하고 아이 키우는 환경 조성 등은 그렇다 쳐도 문제는 일자리다. 광양상공회의소는 최근 관내 1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20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기업경기전망지수가 34.6으로 집계됐다. 100 이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는 전년 동기인 20193분기 68보다 33.4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역대 최저치다.

 

현재 광양시는 주택 보급률이 110%가 넘는다. 그만큼 공급 과잉이란 얘기다. 그런데 시에서는 새 브랜드 아파트를 지어 인근 여수와 순천의 주민을 유혹하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일자리와 인구는 주는데 별 효과가 없어 보인다. 경기가 좋지 않은 건 중국의 저가 공세와 일본의 고품질 전략 영향이다.

 

··(마산·창원·진해) 통합 모델이 미래 지향적 모델이다. 광양(교육도시), 여수(KTX), 순천(항만)이 통합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가 점점 낮아지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광양시에는 항만과 포스코를 빼면 아무것도 없다. 기업들이 부닥친 수요부진, 자금 압박, 고용 유지 등 총체적인 어려움을 해소할 만한 정책도 필요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개발 정책이 급하다.

 

지방 일자리와 인구가 사라지고 있다.

 

지방 도시가 사라지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지방 일자리와 인구가 사라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산하 일자리 사업평가센터에 따르면, 20205월 현재 소멸위험지수는 포항시 0.629, 광양시 0.895로 모두 소멸 위험 주의 단계에 해당했다. 소멸위험지수란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이다. 이 지수가 0.5 미만이면 소멸 위험 지역, 1 미만이면 소멸 위험 주의 지역으로 분류된다. 소멸 위험 지역은 인구의 유출입 등 다른 변수가 크게 작용하지 않으면 약 30년 후에는 해당 지역이 지도상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전국 228개 시··구 중 105(46.1%)이다. 거의 절반이 소멸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2040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30%가 파산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한민국 지방 도시 인구 감소 및 쇠퇴 조짐은 1990년대 중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중소 도시 인구가 대도시권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 이런 현상은 더 강화됐다. 고령화와 인구 이동에 따라 이른바 쇠퇴 도시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도시재생사업단을 구성해 쇠퇴 도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1차로 2007~2013년 연구를 진행해 1500억원의 예산을 썼다. 그러나 쇠퇴=낡음으로 규정해 칙칙한 건물을 밀어버리고 새 건물을 올리는 식의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했다. 이른바 벽화 마을이 대거 등장한 것도 이때부터다. 정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근거해 물리적인 노후화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이어 2017년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5년간 50조원 규모의 도시재생 뉴딜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역시 노후시설 개선 등 물리적 노후화 개선이 중심이 됐다. 문제는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낡은 건물을 예쁘게 고쳐도 사는 사람이 없으면 금세 흉흉해진다는 사실이다.

 

도시 인구 감소는 고령화 저출산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뜻으로, 이는 바로 일자리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밑도 끝도 없는 예산 낭비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일자리를 먼저 창출하고 생활 환경을 그 주위에 압축해서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지금은 외곽도시나 산업단지를 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엉뚱하게 배치하는 등 개발 정책이 분산화에 초점을 맞춰서는 도시 인구 감소를 막지 못한다.

 

저출산·고령화 트렌드는 거스르기 어렵다. 하지만 이는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를 제외한 도시에는 생존의 문제로 직결된다. 최근 통계청은 지난해 수도권 인구가 2596만 명으로 비수도권 인구(2582만 명)를 넘어섰다는 추산 결과를 발표했다. 1970년 인구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이다.

 

인구가 적은 지자체를 유지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이는 지자체 재정을 넘어 국가 재정 전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기와 수도·교통 등 기존 인프라는 그대로인데 지역이 넓어지면,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탓이다. 일례로 서울특별시와 안동시(소멸위험지수 0.391로 올해 5월 기준 전국 지방 도시 중 1)를 비교해보면 서울시 면적의 두 배가 넘는 안동시의 인구는 서울시의 60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따라 1인당 사용하는 도로, 상하수도, 공공시설 유지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평균적으로 지방 중소 도시의 1인당 재정 지출은 대도시(서울+5대 광역시)의 세 배 수준에 달했다. 재정 지출의 비효율성이 지방 중소 도시에서 높은 것이다.

 

정부는 국토 균형발전을 내세우며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를 세우고 행정부 일부를 이관했으나 이 역시 인근 공주와 조치원 인구를 흡수하는 정도의 효과에 머무르고 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주요 대학이 밀집한 서울에 집을 두고 세종시에는 잠시 머문다는 생각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세종시 인구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세종시를 포함해서 153개 공공기관이 이전한 다른 혁신도시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행정이나 교육 또는 특정 산업에 특화된 지방 도시들이 모두 수도권처럼 많은 인구를 끌어들이는 건 불가능하다. 국토 균형 개발 계획에 따라 골고루 나눠 모두 잘살자는 발상은 듣기에는 좋지만, 국가 전체적으로는 큰 피해를 유발한다. 지방 쇠퇴가 국가 전체의 공멸을 부를 수도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고 4차산업혁명에 따른 기술 진보는 제조업 중심인 지방 도시엔 불리하게 작용해왔고, 앞으로는 더욱더 그럴 것이다. 지자체장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손쉬운 방법으로 택하는 산업단지 구축이나 전국적으로 남발한 지역 축제의 경우도 단기적 연명에 불과하다.

 

인프라 부족한 혁신도시로 지방 강소도시 형성 어렵다.

 

20127월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는 출범 당시 인구는 약 11.5만명이다. 2030년 목표인구는 80만 명이다. 20205월 말 현재는 약 34.5만명으로 출범 당시보다 23만 명 늘었다.

 

그런데 최근 세종시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세종시의 역할에 한계가 오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06월 말 기준 세종시 인구는 5월 말보다 32명 줄었다. 월간 기준 세종시 인구가 감소한 것은 20127월 시 출범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세종시는 크게 신도시(9개 동 지역)10개 읍·면 지역으로 구분된다. 신도시 전체 주민등록상 인구는 5월 말보다 6월 말에는 25.9만명으로 313명 늘었다. 반면 이른바 신도시 빨대 현상으로, 전반적으로 인구가 감소 추세에 있는 읍·면 지역은 89547명에서 89202명으로 345명이나 줄었다.

 

문제는 세종시 인구가 인근 지역에서 유입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세종시 내 19개 동··면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조치원읍(-273)이었다. 5월 말 43120명에서 6월 말에는 42847명으로 줄어 20127월 말(43760)보다도 913(2.1%) 적었다. 세종시 인근 공주시 인구도 꾸준히 감소해 2012년 말 117300명에서 6월 말 105440명으로 줄었다.

 

이는 서울에서 자녀를 교육하는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이 실제로는 주중에 일만하고 세종시로 전입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종시 신도시가 주변 지역 인구를 빨아들인 것일 뿐, 수도권 인구가 분산된 게 아닐 수도 있다.

 

2019123일 제5차 국토종합계획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 계획안은 2020년부터 발효돼 2040년까지 중앙정부가 수립하는 최상위 국가 공간 계획으로 위상을 지니게 된다. 세종시 설립의 경우 앞서 제4차 국토종합계획안(2000~2020)에 담겨 있던 내용이다. 국토부는 713일 제5차 국토종합계획안 계획에 대한 1차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인구 감소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국토 공간을 압축적으로 재편하겠다는 목적이다.

 

이번 안의 핵심 중 하나는 지방에 강소도시권을 구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 혁신도시를 균형발전 거점으로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혁신도시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주변 중소도시와 교류해 강소도시권을 형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전국 혁신도시의 상황이 좋지 않아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세종시 설립과 비슷한 시기에 추진된 혁신도시는 지방 이전 공공기관 153개를 각 지역에서 수용해 기업·대학·연구소·공공기관 등의 기관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혁신 여건과 수준 높은 주거·교육·문화 등의 정주 환경을 갖추도록 개발하는 목적의 도시다.

 

정부는 애초 혁신도시마다 연관 산업군을 모아 보낸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역별 기관 수 배려 등으로 연관 산업군 공공기관 배치가 뒤섞여 있다. 수도권과 대전을 제외한 광역자치단체 11곳에 10여 개씩 나눠주는 형태로 진행됐다. 예를 들어 농업 관련 기관인 농촌진흥청·농업기술실용화재단·국립농업과학원 등은 전북으로 이전했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국립종자원은 경북으로 이전한 식이다.

 

문제는 혁신도시의 인구가 평균 3만여 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대도시 밖에 덩그러니 설립되다 보니 인프라가 부족해 전입해 정주하는 인구가 적다. 젊은 공공기관 직원들이 혼자 내려와 주중에는 혁신도시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수도권 등 본가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지방 대도시 도심을 활용해 혁신도시를 만들어야 했다. 대도시 밖에 만들다 보니 대중교통과 기반시설이 미흡해 아직도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의료·교육 시설부터 문화·여가 시설 등 생활에 필요한 시설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별다른 인구 증가 효과도 없다. 현재 전국의 혁신도시는 총 11개로 부산 혁신도시, 대구 혁신도시, 광주전남 혁신도시, 울산 혁신도시, 강원 혁신도시, 충남 혁신도시, 충북 혁신도시, 전북 혁신도시, 경북 혁신도시, 경남 혁신도시, 제주 혁신도시 등이다. 이 중 충북 진천을 빼면 혁신도시의 직접적인 인구 증가 혜택을 본 지역은 없다. 전북 전주와 완주 등은 인구가 되레 줄고 있다.

 

주도 지역형 일자리 난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자체 정책도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구미형 일자리, 울산형 일자리, 군산형 일자리 등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이름을 달고 발표한 () 주도형 일자리가 있다. 이는 각각 현대차(광주)LG전자(구미), 현대모비스(울산),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군산) 등 국내외 기업이 사실상 총대를 멘 사업들이다.

 

그러나 대부분 시작 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대표 주자인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 상생형 일자리라는 본래 취지대로 운영된다면 광주시는 직접 고용 908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얻게 되며, 현대차는 고임금 구조로 채산성이 맞지 않아 철수했던 경차 시장에 다시 진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는 한때 노동이사제 도입을 통한 경영 참여를 요구하며 사업을 좌초 위기까지 내몰았다가 철회했다. 올해 4월에도 농성해 사업 철회를 요구했다. 군산형 일자리도 노조 반발에 더해 바이톤이 파산 위기에 처하면서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관 주도형 일자리가 실패로 돌아가면 이는 결국 기업의 예산과 지자체 재정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제5차 국토종합계획안에서 개성과 경쟁력을 갖춘 균형 국토 만들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균형을 강조하며 골고루 나눠 주기식 정책을 펼치면 예산 투입의 효율성이 낮아진다. 듣기 좋은 고른 양적 발전의 허상을 깨야 한다고 말한다. 중앙 정부가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매몰돼 지방 육성책을 내서는 안 된다. 추가로 공공기관을 이전한다면, 균형발전 허상을 걷고, 경제성을 고려한 최선의 곳으로 배치해야 한다.

 

지방산업단지의 허상

 

지방자치단체장은 언제나 산업단지 유치1호 공약으로 내세운다. 산업단지를 유치하면 생산 유발 효과뿐만 아니라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청년 인구가 유입되면 지방 도시에 활력이 되살아난다.

 

지난 10여 년간 지방산업단지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2008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제정 이후 산업단지 개발이 용이해지면서다. 2008742개에 불과했던 산업단지는 202051222개로 64%(480) 증가했다. 특히 정부가 아닌 시장·도지사 또는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 시장이 지정·개발하는 일반산업단지는 같은 기간 316(2008)에서 673(2020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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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분별한 산업단지 개발은 미분양 무덤이 되었다. 전국 산업단지의 미분양 면적은 20086118432에서 2020526503849로 네 배 이상 늘었다. 산업단지 총수의 증가율(1.64)보다 미분양 면적의 증가율(4)이 높다는 점에서, 공간의 비효율이 초래됐다.

산업단지 입지 선정의 실패가 문제의 원인이다. 지자체장이 무분별하게 산업단지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최적의 입지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해당 지역의 규모나 입지와 관계없이 산업단지가 분산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산업단지가 한적한 공간에 이곳저곳 흩뿌려져 있는 신세로 전락했다. 산업단지가 도심을 형성할 확장성을 가지지 못하는 원인이다.

 

산업단지가 외딴곳에 방치되면서 지자체가 바라던 청년 인구 유입이 요원해졌다. 산업단지 주변에 정주 여건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06월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산업단지 혁신과 청년 일자리 창출: 정주 환경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정주 여건이 열악한 곳에 청년 인구가 유입될 확률이 낮아지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전국 산업단지를 조사한 결과, 산업단지 반경 2범위 내 초··고교 수는 각각 1.765, 0.904, 0.718개에 불과했다. 도보 20분 거리 내에 자녀가 다닐 학교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응급의료센터나 종합병원 경우도 광역시 내 입지한 산업단지를 제외하면 반경 5이내에 접근 가능한 시설이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대형마트나 영화관은 10이상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전국 산업단지에서 백화점까지의 평균 거리는 44.3, 영화관까지는 24.8로 추정됐다.

 

산업단지로 유입되는 청년 인구가 적을 수밖에 없다. 2018년 한국산업단지공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단지 종사자 가운데 20대가 15.2%, 30대가 32.5%에 불과한 반면 40대 이상 중·고령 인력이 52.3%를 차지했다. 기업체 입장에선 인력 수급의 불일치로 고충을 토로한다. 입주기업이 바라는 20대 고용 비중은 29.9%, 30대는 51.6%에 달했지만 40대 이상 중·고령 인력은 18.5%에 불과했다. 산업단지 주변에 거주, 문화 시설을 함께 조성해야 한다.

 

IT 남방한계선은 판교

 

20197월 창원시는 쇠퇴하는 기계 산업 고도화를 위해 스마트혁신산업국을 만들었다. 기계 산업이 창원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7%, 이 산업의 쇠퇴를 걱정한 창원시가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창원시는 현재 첨단소재·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유통·설계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작업에 돌입하고 있다. 산업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다룰 줄 아는 인력이 절실하다.

 

창원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은 IT 인재 유치다. 수도권에 포진한 IT 인재가 창원시로 이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창원시에서 일하는 IT 인재마저도 수도권에 본가를 두고 있다. 창원 LG전자에서 근무하는 5000여 명의 연구·개발(R&D) 인력과 창원시 최대 국립대학인 창원대 교수진도 주말이면 수도권에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창원시에 공장이 있는 범한 산업이 서울시 마곡동에 R&D센터를 세운 이유도, 창원시에선 IT 인재를 유치하기 어려워서다.

 

IT 업계엔 남방한계선이 있다. 젊은 IT 인재들이 일정 선 이하 지역으로는 내려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과거 IT 남방한계선은 천안이었지만, 최근 용인을 넘어 판교까지 올라갔다. 그보다 한참 아래에 있는 창원시는 IT 인재 유치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창원시는 IT 인재 유치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기술 인재에게 340억원의 연구 지원비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역에서 양성한 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인재 유치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근무 환경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창원시는 지식 산업 기반 R&D센터가 주축이 되는 청년 친화형 산업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양철지붕 공장에서 기름 냄새, 기계 냄새를 맡으며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청년들이 매력적으로 생각할 고급 근무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국토균형발전 대안 모색

 

수도권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지방 대도시를 키워야 한다. 압축도시가 해답이 된다. 압축도시란 외곽 신도시 개발 대신 교통의 결절점(여러 교통기관이나 수단이 연결되는 지점)이 되는 지역에 인구와 기반시설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도시를 고밀도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모일수록 1인당 인프라 비용은 줄어들기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 등 대도시 쏠림 현상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방 도시 전반의 공간 구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압축할지를 국토 개발의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주거시설·공공시설·의료시설·상업시설·교통시설 등을 중심도시에 모으고 교통망을 강화해 인근 지역 주민까지 이용하게 하는 것이다. 팽창이 아닌 집적이다. 일본은 인구 20만 명 이상의 시(중핵시)를 중심도시로 삼고 인프라를 강화하고 인근 지역 주민들이 시설을 함께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준이 되는 건 행정구역 단위가 아닌 실제 지역민의 통근·통학 생활권이다.

 

현재 넓게 퍼져 있는 인프라들을 교통요충지를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특별시와 광역시, 수도권을 제외한 한국의 지방 도시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도시 생성 초기 단계의 중심지였던 구도심은 공동화했다. 일례로 포항시와 광양시의 경우 현재 병원, 문화회관, 미술관, 시 청사 등이 시 전역에 걸쳐 퍼져 있다. 새로운 개발을 할 때는 교통요충지에 시설을 집적해 밀도를 높여야 한다. 아울러 도심 공동화를 해소하기 위해 구도심에 대한 재개발과 재건축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렇게 압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주변 읍·면의 교통망을 개선하면 주변 인구의 인프라 수요까지 흡수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도시가 된다. 지방 도시의 위기를 막으려면 인구 밀도를 높이는 게 정책의 기본 방향이 돼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주요 시설을 짓거나 시설을 옮기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 그래야 지역마다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도시를 키울 수 있다.

 

기존 한국의 신도시나 택지지구, 도시개발사업구역, 국가산업단지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은 대체로 대도시 외곽 지역에서 이뤄져 왔다. 혁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들은 도심과 거리가 상당하거나 도로 및 철도망이 잘 확보돼 있지 않은 곳이 많다. 지방 간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성해 인구 밀도를 높이고 도심 지향적 특징을 지닌 혁신 성장 기업을 유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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